한국을 대표하는 실험적인 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다. 2007년 출범한 페스티벌 봄은 그동안 연극, 무용, 미술, 음악, 퍼포먼스 등 현대예술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새로운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줘 왔다.
페스티벌을 처음 설립한 김성희 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예술감독에 이어 2013년 합류한 이승효 예술감독은 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페스티벌을 운영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2014년 한국과 일본의 3개 도시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는가 하면 지난해엔 서양 아티스트에서 국내 아티스트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도 했다.
올해 페스티벌 봄은 짧은 기간 안에 폭발적으로 이뤄지는 일반적인 축제 형식을 벗어나 6개월에 걸친 느린 호흡으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티스트나 작품의 단순 소개를 넘어 지속적인 창작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다원예술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올해는 공공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다양한 실험을 자유롭게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5일 개막하는 페스티벌 봄은 전체 라인업을 감춘 채 매달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우선 ‘멜리에스 일루션-에피소드’(3월 25일∼4월 2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셰익스피어 니즈 유’(3월 31일∼4월 3일까지 옛 한국관광공사 지하 1층 셀스테이지) 공연과 국제학술대회 ‘경계없는 예술’(4월 1∼2일 경기대 미디어예술문화연구소)이 공개됐다.
개막작 ‘멜리에스 일루션-에피소드’는 마술을 넘어 일루션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이은결이 구성 및 연출을 맡고 출연까지 하는 작품이다. EG이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는 이은결이 지난해 페스티벌 봄에서 내놨던 ‘멜리에스 일루션-프롤로그’의 연장선상에 있다. 마술에 영화를 실험한 프랑스 마술사 조르주 멜리아스를 소재로 했다. 이은결은 지난 1월 ‘멜리에스 일루션-프롤로그’를 프랑스 파리시립극장 테아트르 드라빌에 올려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셰익스피어 니즈 유’는 영국 안무가 겸 연출가이자 영화감독인 빌리 코위의 첫 번째 내한공연 작품이다. 셰익스피어가 스카이프 전화로 한국 안무가들과 작업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대무용 안무가 겸 무용수인 한류리, 박명훈과 셰익스피어 역으로 뮤지션 김C가 출연한다. 코위의 대표작 ‘아트 오브 무브먼트’도 공연된다. 국제학술대회 ‘경계없는 예술’에는 페스티벌 봄 10주년을 맞아 국내·외 실험예술 전문가들이 참가해 전통적인 예술 규범에서 벗어난 다원예술의 의미를 짚어본다.장지영 기자
‘페스티벌 봄’ 10주년… 6개월간 느린 호흡 선보인다
입력 2016-03-2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