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뒤로 묶인 채 목 맸다?… 실종 예비군 타살 가능성

입력 2016-03-17 21:44
분당에서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실종된 신원창(29)씨가 1주일 만에 목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신씨는 양손이 뒤에서 끈으로 묶인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타살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17일 오후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1번 출구 근처 한 건물 지하에서 신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일대를 수색하다 오후 1시40분쯤 오리역 주변 한 대형빌딩 지하 1층 주차장 기계실에서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신씨를 발견했다. 이곳은 후미지고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었다.

신씨는 군복 차림이었으며 양손이 뒤에서 끈으로 묶인 상태였다. 시신 주변에서 유서 등 특이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시신이 발견된 건물 8층의 폐업한 사우나에서 지인들과 가끔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고통을 즐기는 한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밝혀져 목을 매 죽은 상황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손이 뒤로 묶여 있어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인지 아니면 누군가 살해한 뒤 자살로 위장했는지는 현장 감식과 부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의 회사 선배는 분당판교 지역카페에 “실종 다음 날 저녁에 친구들과 집에서 생일파티 약속이 있었고, 회사에서 동료에게 웃으면서 금요일에 보자고 인사를 하고 퇴근했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신씨 주변인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한편 10일과 11일 전후 해당 건물 지하에 출입한 사람이 있는지 탐문 조사하고 있다.

신씨는 10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주민센터에서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행방불명됐다. 신씨는 당일 오후 5시45분쯤 거주지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한 초등학교 앞 CCTV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혔다. 신씨는 실종 당일 오후 3시쯤 휴대전화로 택배기사와 마지막 통화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동생이 귀가하지 않자 신씨의 누나(33)는 11일 오후 2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