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비밀리에 개발해온 극초음속 지르콘 순항미사일을 첫 시험발사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첨단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마하 5.0 이상 속도의 미사일로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개발 경쟁을 벌여온 무기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근 한반도 배치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등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첨단 무기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간) 방산업체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는 지상 발사장을 이용해 극초음속 지르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6.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푸트니크는 속도가 마하 6.5가 아니라 5.0∼6.0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군은 이 미사일을 2022년까지 5세대 최신 잠수함인 허스키급 핵잠수함에 장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고위 관계자는 “해당 미사일이 최종 시험단계에 있다”며 “시험이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정부의 승인 허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도가 사실일 경우 미국은 러시아와의 군비 경쟁에서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은 2004년부터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나서 2013년 X-51A 웨이브브라더 미사일을 개발, 시험발사했으나 마하 5.0의 벽을 넘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이달 초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진 연설에서 올해 718억 달러(약 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을 재개, 러시아와 중국에 맞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러,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첫 시험발사
입력 2016-03-17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