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ed “금리 동결” 올해 금리 인상 4차례→ 2차례로

입력 2016-03-17 21:59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25∼0.50%로 동결했으며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을 4차례에서 2차례로 조정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금리 인상이 2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4차례 인상에서 줄어든 것으로, 연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성향이 강해졌다. 최근 중국과 유럽,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통화완화 기조를 나타냄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훈풍에 17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000선을 찍었고 원·달러 환율은 20원 급락(원화가치 급등)했다.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현행 0.25∼0.50%로 동결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은 연내 4차례 인상(지난해 12월)에서 2차례 인상으로 조정됐다.

연준의 경기 판단도 후퇴했다. 기업 설비투자와 순수출이 다소 둔화됐고, 글로벌 경제·금융시장 변화가 미국의 고용과 물가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글로벌 리스크로 중국 경제 둔화와 일본의 마이너스 성장, 유로존의 저성장을 언급했다.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올해 2.4%에서 2.2%로, 내년 2.2%에서 2.1%로 낮아졌다.

이 같은 FOMC 결과에 대해 미국 안팎에선 “지난 1월보다 시장이 안정됐음에도 예상보다 훨씬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옐런 의장이 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 증권사 찰스슈워브는 “연준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는 이상 큰 폭의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미 금리 인상이 6월과 12월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FOMC 결과가 나온 뒤에는 “상반기엔 동결되고 하반기 2차례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유럽중앙은행(ECB)의 대대적 부양책 발표, 일본은행의 부양책 유지에 이어 연준까지 합세해 주요국 통화정책 공조가 이뤄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반색하는 모습이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09포인트(0.66%) 오른 1987.99로 장을 마쳤다. 장중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외국인투자자가 6거래일째 순매수를 지속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에 20원 내린 1173.3원으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22% 하락했으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0% 올랐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다.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가 이뤄졌으니 이제부터는 정책의 효과로 얼마나 경기가 회복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정책 공조에 이어 경기 회복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6월 FOMC 전까지 위험자산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