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넷마블·에스엘… 경영 위기에도 투자·고용 확대, 원·하청 간 상생협력도 ‘눈길’

입력 2016-03-17 21:50



연봉 4500만원을 받는 택배기사가 있다. ‘택배 알바(아르바이트)’가 아닌 고정급을 받는 정규직 직원이다. 이들은 집 앞에 짐을 던져놓은 채 벨(초인종)만 누르고 가는 택배 기사들과 다르다. 업계 최초로 배송 서비스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6개월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시도한 쿠팡의 ‘쿠팡맨’들이다. 쿠팡은 쿠팡맨을 키우기 위해 전국에 물류센터를 14곳 더 설립하고 콜센터 규모도 늘렸다.

내수경기 침체 속에서도 쿠팡 직원은 2014년 1707명에서 지난해 3720명까지 배 넘게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17일 ‘2015년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을 선정, 발표하면서 쿠팡이 이 중 최다 고용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전년 대비 고용이 증가한 30인 이상 기업 1만8000여곳 가운데 고용 증가인원, 고용 증가율, 고용관계법 준수 여부 등을 고려해 매년 100대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계 강자인 ‘넷마블 게임즈’도 지난해 100대 우수기업에 올랐다. 넷마블은 2013년 경영위기 속에서도 인원을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신규 투자를 늘렸다. 넷마블의 고용인원은 지난해 513명으로 2014년(129명)의 3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넷마블의 선택은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적극적 투자와 고용 등을 통해 기업이 성장했고,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최악의 경기 침체와 고용 한파 속에서도 신규 투자와 좋은 일자리가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는 것이다. 2, 3차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기금으로 100억원을 조성하고 전체 고용도 5.6% 늘린 자동차 램프류 제조업체 에스엘 등은 원·하청 간 상생협력 부분을 높이 평가받았다. 바리스타를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고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을 활용해 경력단절 여성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 스타벅스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선제적으로 실시한 오뚜기 등도 명단에 올랐다.

이번에 선정된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은 고용부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정기 근로감독을 3년간 면제받는다. 또 중소기업 신용평가나 정책자금 우대는 물론 출입국 편의 등 행정·재정적 지원도 이뤄진다. 100대 기업 중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30곳, 300인 이상 대기업은 70곳(1000인 이상 35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대표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인증패를 수여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노동개혁은 일자리 개혁이며 노동개혁 실천만이 현재의 일자리 위기를 극복해 청년과 베이비부머 등에게 일자리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