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 출시 앞두고… LG ‘친구들’ 먼저 띄운다

입력 2016-03-17 21:01
LG전자가 개최한 ‘G5와 프렌즈 개발자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17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하이-파이(Hi-Fi) 플러스 오디오 시스템 제품을 시연해보고 있다. 김지훈 기자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5 출시를 앞두고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개발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LG 프렌즈(주변기기)’ 생태계를 넓혀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17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G5와 프렌즈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개발자들과의 상생 계획을 발표했다. 조준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부문 사장은 “스마트폰 스크린을 넘어 개발자들과의 상생을 통해 ‘열린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스타트업 등 중소업체 개발자들이 몰리면서 참가자 접수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LG전자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공개한 모듈형 스마트폰 G5와 주변기기 ‘프렌즈’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마트폰 관련 기기·콘텐츠를 개발자와 함께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LG G5는 스마트폰 아래 버튼을 누르고 하단부를 살짝 당기면 배터리가 밑으로 빠져나오는 모듈형 배터리 형태다. 여기에 ‘LG 캠플러스’(카메라 모듈), ‘LG 하이파이 플러스’(오디오 모듈), ‘LG 360 VR’(모바일 전용 VR 기기) 등 8종 프렌즈 기기들이 G5와 연동된다.

LG전자는 ‘LG 프렌즈 온라인 장터’를 다음달 18일 연다. 개발자와 함께 만든 제품에 대한 정보를 게재하고, 온라인 판매를 지원한다. 조 사장은 “개발자는 판로 고민 없이 좋은 콘텐츠와 기기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프렌즈 제품을 한눈에 확인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고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개방해 개발자를 지원키로 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직접적인 제품 홍보 대신 개발자 생태계를 강조하며 콘퍼런스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LG는 이달 말∼다음달 초 G5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 G5가 디바이스끼리 결합할 수 있는 모듈 방식의 디자인을 채택한 만큼 스마트폰 자체뿐 아니라 주변기기 프렌즈를 부각시켜 G5 흥행과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협업을 통해 다수의 개발자들을 ‘LG 프렌즈’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게 된다. 게다가 주변기기 생태계가 LG 주도로 확대되면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허브로 하는 주변기기는 아직 VR, 드론 등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작 스마트폰 흥행에 실패한 LG전자 입장에서는 반대로 프렌즈 개발·홍보를 통해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을 연결시킬 수도 있다. LG 프렌즈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이러한 기능을 찾는 고객이 늘면 자연스럽게 프렌즈의 허브가 되는 스마트폰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승권 사장은 “스마트폰은 단순히 쳐다보는 대상이 아니라 무한대로 즐길 수 있는 기기가 됐다”며 “LG프렌즈의 성공 잣대는 개발자의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LG의 친구(프렌즈)가 되어 달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