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성장을 해온 대한민국에서 아파트에 입성하지 못한 도시 서민의 대표적 주거 양식이었던 다세대, 다가구 등이 올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 나간다.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전시를 총괄하는 김성홍 예술감독(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사진)은 1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한국관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공동 큐레이터로는 신은기(인천대 도시건축학부 교수), 안기현(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김승범(VW랩 대표), 정이삭(에이코랩 대표), 정다은(코레 아키텍츠 대표)씨가 참여한다.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올해 수상자이기도 한 칠레 출신의 알레한드로 아라베나 총감독이 제안한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전선에서 알리다’이다. 이에 따라 한국관은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이라는 주제로 서민층과 자영업자의 가장 보편적인 건축인 다가구·다세대·상가주택을 모형, 다이어그램,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시각매체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김 감독은 밝혔다.
김 감독은 “용적률 게임은 한정된 대지에 최대의 건물을 요구하는 건축주, 질을 추구하는 건축가, 이를 통제하는 법과 제도 사이에서 벌어졌던 사회적인 현상”이라며 “용적률을 법으로 일괄 규제하는 나라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으로 지난 50년간 한국 도시 건축의 숨은 동력이었고, 현재도 건축가들이 생존을 위해 부딪치고 있는 전선”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를 위해 서울에 있는 약 60만동의 건물 데이터를 분석해 왜, 어떻게 용적률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의미와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를 제시한다.
국가관 전시 외에 각국 작가들이 경쟁을 벌이는 본전시에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설치 미술가인 최재은 작가가 초청받았다. 그는 정전협정으로 설정된 DMZ(비무장지대)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인 ‘꿈의 정원’을 출품하며 2014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반 시게루와 협업으로 진행한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5월 2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열린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전시 총괄 김성홍 예술감독 “한국관 주제는 용적률 게임”
입력 2016-03-17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