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이 나를 떨어뜨리면 폭동 날 것”

입력 2016-03-17 20:51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하지 않으면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협박했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전에 내가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만약 내가 (대의원 과반에) 20표 혹은 100표 부족하거나 우리가 1000표에 달하고 다른 이들이 500표나 400표인데 (내가) 후보로 지명돼선 안 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자신이 1위를 달리고 있는데도 대선 후보로 지명되지 않는다면 “폭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폭동을 주도하지는 않겠지만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려면 대의원 과반(1237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까지 거치며 670명을 확보했지만 과반에는 훨씬 못 미쳤다. 이런 추세로 가면 6월 7일 최종 경선을 마치더라도 과반에 10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럴 경우 중재전당대회를 열어 트럼프를 배제한 인물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TV토론은 이미 충분히 했다”는 이유로 오는 21일로 예정된 폭스뉴스 주최 TV토론을 무산시켰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누구한테도 그 토론계획을 듣지 못했다”며 “지난번 CNN 주최 TV토론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폭스뉴스가 주최한 TV토론에 두 차례 나갔으나 그때마다 여성 진행자 메긴 켈리의 비판적인 질문에 화를 내거나 설전을 벌이는 등 물의를 빚었다.

공화당은 지난해 8월 6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2차례 TV토론을 개최했다. 트럼프가 TV토론을 거부하자 당내 경쟁자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TV토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 내 친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EC)’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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