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컷오프 의원들 무소속 출마 ‘비상’

입력 2016-03-16 21:55 수정 2016-03-17 00:17
더불어민주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제1야당 총선 구도에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야권이 이미 분열된 상황인 데다 낙천 인사들까지 출마하면 ‘새누리당 어부지리’가 더욱 현실화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더민주 공천재심위원회는 16일 전병헌(서울 동작갑) 부좌현(경기 안산 단원을)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두 의원은 공천 탈락이 확정돼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 후보로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딸 취업청탁 논란’이 제기됐던 윤후덕(경기 파주갑) 의원의 공천 탈락 결정을 철회했다. 파주갑 지역구의 공천 방식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하기로 했다.

공천 탈락 의원들도 무소속 출마를 이미 선언했거나 고려 중이다. 이해찬(세종)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고, 전 의원과 부 의원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당의 선배와 동지, 지역구 주민들과 논의해 담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부 의원 역시 입장문에서 “동지들과 논의해 나아갈 바를 정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지난 19대 총선에서 과반이나 과반에 준하는 득표율을 받았을 정도로 후보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1여3야’ 이상의 선거구도가 짜여진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 당직자는 “야권이 서넛으로 쪼개진 상황에서 낙천된 현역 의원들까지 출마하면 새누리당의 어부지리가 확실해진다”며 “낙천 인사들이 동정여론까지 등에 업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재심 신청이 기각된 정청래 의원은 서울 여의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 의원은 “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당대표에 대한 비판은 일단 멈추고 총선 승리를 위해 뛰어 달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발표된 2차 경선 결과, 이석현(경기 안양 동안갑) 국회부의장, 추미애(서울 광진을), 홍익표(서울 중구 성동갑), 도종환(충북 청주 흥덕) 의원이 승리해 공천을 확정지었다. 반면 박민수(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안호영 후보에게 패배해 탈락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은 서울 은평을에 도전했지만 강병원 후보에게 패배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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