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태양의 후예’가 새로운 한류를 몰고 있다. 한·중·일 3개국에서 연일 기록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인기의 주역,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이 16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는 네 배우에게서 ‘태양의 후예’ 촬영 뒷이야기와 인기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인기 열풍의 중심에는 ‘세상에 없는 완벽한 남자’ 유시진 대위 역의 송중기가 있다. 유시진은 따뜻함, 반듯함, 유머, 매너, 싸움 실력, 말솜씨, 몸매, 외모까지 흠잡을 데 없는 남자다. 판타지에 가까운 캐릭터다.
송혜교(강모연 역)에게 송중기와 유시진의 싱크로율을 물었다. “80% 정도요. 중기씨가 90%라고 해달라고 하네요. (웃음) 중기씨가 유시진보다 더 깊이 있는 사람이에요. 말은 유시진이 더 잘하고요.” 송중기도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저는 치명적인 농담은 잘 못한다”고 했다.
배우들 모두 ‘태양의 후예’ 대본만 보고도 반했다고 한다. 송중기는 “생애 최고의 대본”이라고 했다. ‘서사는 없고 로맨스만 작렬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송중기는 “끝까지 보고 다시 평가해 달라”고 반박했다. “다양한 의견, 환영해요. 그래서 대중예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끝까지 보시면 깊이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드라마는 송중기의 극 중 말투 “∼하지 말입니다”를 유행어로 만들었다. 촬영장에서는 어땠을까. 3회 마지막 장면, 송중기가 송혜교에게 건넨 말 “그럼 살려요”였다고 한다.
“진구 형이 그 대사가 정말 좋았나 봐요. 그 촬영 이후 드라마 끝날 때까지 7개월 동안 ‘그럼 살려요’라는 말을 했어요. 숟가락을 놓다가도 하고. (웃음) 현장에서 유행어였죠.”(송중기)
송혜교는 2004년 드라마 ‘풀하우스’ 이후 오랜만에 발랄한 역을 맡았다. 하지만 처음 받은 대본에서 강모연은 차분한 캐릭터였다. 작가들이 송혜교와 만난 뒤, 지금의 강모연이 나왔다. “작가님들께서 제 안에 밝은 기운을 봐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 됐어요.”
연기 욕심이 남다른 배우답게 송중기는 사전제작의 ‘부담’을 여러 번 말했다. “100% 사전제작인 만큼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제 연기가 아쉽더라고요. 반성 많이 하고 있어요. 겸손한 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요.”
생방송 같은 드라마도, 반(半)사전제작 드라마도 해 본 송혜교도 그랬다. 사전제작에선 5회를 찍다 8회를 찍고 11회를 찍는다. 캐릭터에 몰입하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놓치는 부분이 있어서 아쉬운 게 있어요. 그래도 돌아보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진구(서대영 역)는 계급의 벽에 가로막혀 가슴 아픈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말의 향연이 펼쳐지는 드라마에서 그를 울린 대사는 “명령이십니까”였다. 상대역 김지원(윤명주 역)의 아버지와 대화할 때면 종종 등장하는 말이다. “명주 뒤에서 저 혼자만의 싸움을 하는 게 와 닿더라고요. 많은 말들 속에서 이 여섯 글자 ‘명령이십니까’를 보니 먹먹했습니다.” 최근 SNS를 시작하지 않았냐고 묻자 진구는 “인기를 실감하고 싶어서”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진구와 김지원의 실제 나이 차는 12살. “대본만 봤을 때 진구 선배님이 상상한 윤명주는 메간 폭스처럼 섹시한 여자였다더라고요. 그런데 리딩 때 웬 꼬맹이가 나왔다고…. (웃음) 소년 같은 진구 선배와 나이 차이 못 느끼고 했습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태양의 후예’ 송혜교 “중기씨 배역 싱크로율은 80%… 속은 유시진보다 더 깊어요”
입력 2016-03-16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