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이재오, 경선 참여 기회 박탈은 문제”

입력 2016-03-16 22:01 수정 2016-03-17 00:23
항의… 곤혹…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16일 서울 여의도당사로 출근하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천 배제된 류성거 의원(대구 동갑)의 항의를 받자 어색한 듯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단수(7곳)·우선(1곳) 추천 지역에 대한 의결을 보류했다고 밝히면서 지역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 대표의 설명을 따라가 보면 어느 지역인지 윤곽이 잡힌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안건으로 올라온 단수추천 지역은 11곳이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14∼15일 이틀에 걸쳐 발표한 곳이다. 이 중 첫날 공천이 확정된 이채익(울산 남갑) 김상민(경기 수원을) 의원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다. 나머지 9곳 중에서 김학용 의원 지역구(경기 안성)엔 다른 공천 신청자가 없었고,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것으로 나와 당헌·당규에 위배됐다고 보기 어렵다. 당헌·당규상 공천 신청자가 한 명이거나 여러 명 가운데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 단수 후보자로 선정할 수 있다.

남은 지역은 7개다. 김 대표는 가장 먼저 “현역 의원을 경선에도 참여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오 의원을 예로 들었다. 이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엔 유재길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가 단수추천이 됐다.

김 대표는 “어떤 지역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1등을 하고 있는데 2등한 사람에게 단수추천이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대구 동갑의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달성의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성남분당갑의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과 분당을의 전하진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들은 해당 지역 여론조사에서 다른 예비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나왔다. 서울 마포갑의 안대희 전 대법관도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경쟁자인 강승규 전 의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말이 많았다.

“여론조사에서 2등도 아닌 하위를 했는데 단수추천이 됐다”고 한 지역은 서울 송파을이다. 유일호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차출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이곳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법률특보를 지낸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이 단수추천을 받았다. 경쟁자였던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은 “여성도 장애인도 청년도 아닌 남성 후보를 전략공천한 건 전국에서 송파을이 유일하다”며 재심을 요청했다. 김 전 청장은 특히 유 전 상임위원이 경기 군포 선거에 출마했다가 세 번 내리 낙선해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반발했다.

최고위에서 추인을 보류한 우선추천 지역 1곳은 서울 용산이다.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파기에 반발해 복지부장관직에서 물러난 진영 의원이 컷오프되고 여성우선추천 지역이 됐다. 김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상향식 공천에 반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보류된 지역에 대한 논의는 17일 최고위 회의에서 이어갈 예정이다.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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