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무게 등 물량기준으로 수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
16일 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해명자료를 기자들에게 뿌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량기준 수출’을 내세운 것을 두고 총선 국면에서 한국경제 낙관론을 펼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기사에 대한 해명이었다.
기재부는 “경제 전문가들도 매월 1일 수출금액과 함께 발표되는 중량 기준을 수출의 실질적 개선 여부를 판단하는 선행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며 중량기준 수출의 세부사항까지 조목조목 설명했다. 전날 “부정확한 데이터다. 한국은행이 월말 발표하는 물량기준 수출이 정확하다”고 했던 것에서 180도 달라진 설명이다. 정부의 억지 주장을 보며 한류 수출의 선봉에 선 연예인들의 몸무게까지 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정부가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료까지 들이대는 것은 결국 총선용 아니냐는 지적에는 어떤 해명도 없었다.
중량기준 수출이 유의미한 경제지표라는 기재부의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졌다. 중량기준 수출 실적은 지난해 12월에도 전월보다 0.8% 늘었다. 그때는 기재부가 조용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론을 강조하며 노동4법, 서비스법 등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국회를 압박하던 시기였다.
수출액은 그 뒤로도 더 줄었다. 2월 수출액은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량기준 수출물량은 별도 설명 없이 데이터로만 덧붙였다.
총선을 앞두고 경제가 좋아졌다는 기재부의 논리는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다. 16일 통계청이 ‘2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마치자마자 기재부는 예정에 없던 백브리핑을 열었다. 2월 청년실업률이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던 점을 장황하게 변명했다. 경제활동에 나선 청년층이 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다음 달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총선 때문에 서두를지언정 졸속만 아니길 바란다.
서윤경 경제부 기자 y27k@kmib.co.kr
[현장기자-서윤경] 하늘 가리키는데… 손가락 끝만 보는 정부
입력 2016-03-16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