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컴퓨팅은 인간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준다.”
구글과 함께 인공지능(AI) 분야 강자인 IBM의 롭 하이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인지 컴퓨팅은 인간의 아이디어와 목표를 달성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하이 CTO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을 계기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직접 한국을 찾았다. IBM AI 플랫폼 ‘왓슨’을 주도하고 있는 하이 CTO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했다. 하이 CTO 설명에 따르면 AI는 학계에서 사용하는 개념이고, IBM에서는 인간 문제 해결을 강조하기 위해 ‘인지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IBM은 AI ‘딥블루’를 통해 1997년 이미 체스 챔피언을 꺾은 바 있고, 2011년 왓슨이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하면서 이후 AI 영역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왔다.
하이 CTO는 향후 인지 컴퓨팅이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충족시키는 ‘개인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인간 감정과 사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며 “사람이 경험하는 것을 바탕으로 인지 시스템이 보다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단순히 데이터만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보고 글쓴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등의 왓슨을 통해 개인화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향후 5∼10년 안에 AI를 바탕으로 정보기술 산업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는 “왓슨으로 대표되는 인지 컴퓨팅은 지금까지 컴퓨터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과 자연어(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로 소통하면서 사회 전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간이 앞으로 기술의 도움 없이는 매일 생성되는 정보를 검토할 수 없기 때문에 AI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의료 정보를 의사들이 검토하려면 매주 160시간씩 논문을 읽어야 하지만 인지 컴퓨팅을 활용하면 손쉽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 경쟁사 구글의 알파고를 언급하며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 구글에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다”며 “AI 진화의 긍정적인 부분을 알리는 사례였다”고 평가했다. AI가 어떻게 상황을 인지하는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잘 파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심포지엄에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TTP) 김형철 박사(CP)가 참석해 한국형 AI 소프트웨어인 ‘엑소브레인’에 대해 설명했다. 단순 의사소통을 넘어 전문가 수준으로 질문에 대답해주는 AI다. 김 CP는 “질의응답 정확도를 90%로 높여서 장학퀴즈 주장원 우승자 수준의 질의응답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마이크로소프트(MS) 웨잉 마 박사는 “인공지능은 인류의 또 다른 도전 과제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AI 국제 심포지엄] “인지 컴퓨팅, 더 나은 인간 삶 뒷받침할 것”… IBM 최고기술경영자 기조연설
입력 2016-03-16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