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이 문제… 힐러리와 양자대결 격차 두 자릿수로

입력 2016-03-16 21:37

1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경선의 중요한 변곡점인 ‘미니 슈퍼 화요일’ 격돌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각각 압승을 거두면서 11월 본선에서 두 후보 간 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양자 대결 시 박빙으로 나타났던 두 사람의 지지율은 ‘트러블메이커’ 트럼프가 잇단 구설에 시달리면서 한 달 사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44%)과 트럼프(43%)의 양자대결 지지율 격차는 1% 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이 같은 박빙 구도는 깨지는 분위기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클린턴은 트럼프와 양자 대결할 경우 51%의 지지율로 38%에 그친 트럼프를 13% 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제압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주관한 여론조사 결과도 50%대 41%로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다.

ABC방송은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 여론’이 67%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부정적 응답자 중 ‘매우 선호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56%에 달했다.

후보 적합성 평가에서도 전 분야에 걸쳐 클린턴이 트럼프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능력’ ‘경륜’ ‘인성’ 등 전 항목에서 클린턴이 트럼프를 20∼40% 포인트 이상 앞섰다. 클린턴은 ‘신뢰성’ 부문만 37%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트럼프는 그보다 더 낮은 27%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트럼프는 ‘경제’ 부문에서 45%의 응답자가 신뢰를 보내 49%인 클린턴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WSJ 조사에서는 42명 중 35명(83%)이 트럼프 당선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테러 대응’ ‘이민 문제’ ‘국제분쟁’ 등에 대한 트럼프의 신뢰도는 40% 이하로 평가됐고 모든 항목에서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은 클린턴에 비해 능력에 대한 여론의 평가도 박했다.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만큼 오랜 검증 과정에서 ‘뱅가지 사태’와 ‘이메일 스캔들’ 등 약점을 노출해 온 클린턴이 본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당초 우세했다. 하지만 양자 대결 국면에서 클린턴의 확연한 우세가 예상되면서 트럼프가 자신에 대한 비호감 여론을 얼마만큼 희석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이번 미 대선의 최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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