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의 수도권 지역 선거연대 주장을 철회하면서 통합·연대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당의 내분이 수습국면에 들어섰다. 천 대표는 당무에 복귀해 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 총선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분은 진정됐지만 천 대표는 성과 없이 분란만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천 대표는 15일 오전 안 대표와의 회동이 끝난 뒤 오후에 발표문을 내고 “현재의 여러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고, 당대표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안 대표는 주변에 “천 대표의 고민과 결심을 존중한다.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천 대표가 당무 복귀를 전격 선언한 이유는 더민주가 오히려 ‘당 대 당’ 연대를 거부하는 상황에 내분이 지속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총선이 코앞인데 떨어진 당 지지도를 반등시킬 여지가 줄어드는 현실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물리적으로 너무 늦어 연대가 불가능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연대보다 당내 화합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대표의 ‘연대 거부’ 기조에 반발해 상임선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했던 김한길 의원은 천 대표의 결정에 대해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눈뜬 사람 하나가 모든 진실을 말해준다는 말이 있다. 답답하다”고 했다.
한편 더민주 정호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조만간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합류할 경우 현재 19명의 현역 의원이 소속된 국민의당은 교섭단체(20석)가 된다. 그러나 공천에서 배제된 임내현 의원이 이번 주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교섭단체 구성은 또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이달 말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수십억원의 추가 선거 보조금을 확보하지 못해 새누리당·더민주와의 ‘자금력’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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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6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