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를 맞아 엄청난 투혼을 보여준 이세돌 9단의 가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9단 가족의 단(段) 수는 모두 합쳐 39단이나 된다. 그야말로 ‘바둑 DNA’가 몸속에 있는 셈이다.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1시간여가 떨어진 신안군 비금면 도고리에서 태어난 이 9단은 아버지 이수오씨로부터 바둑을 배웠다. 1998년 작고한 아버지 이씨는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목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마 5단의 바둑광이었던 이씨는 농사를 지으며 자녀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재미로 살았으며, 특히 막내인 이 9단의 재능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이씨는 이 9단의 목 뒤에 삼각형으로 점 세 개가 있는 것을 보고 세돌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3남 2녀를 두었다. 5남매 모두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수준급 바둑실력을 자랑한다. 큰누나 상희씨와 작은누나 세나씨는 모두 이화여대 국문과 출신으로 각각 아마 5단과 6단이다. 세나씨는 현재 월간바둑 편집장으로 이번 대국에서 자주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큰형 상훈씨는 프로 9단으로 현재 이 9단이 소속된 신안군청 천일염바둑팀 감독을 맡고 있다. 작은형 차돌씨만 유일하게 바둑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래도 아마 5단으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수재다. 이 9단의 아버지부터 5남매의 바둑 실력을 모두 합치면 무려 39단이다.
이 9단은 가족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 1993년 서울의 권갑용 바둑도장으로 유학을 떠났고, 1995년 12세의 나이에 프로에 입단했다. 이후 2000년에는 32연승을 달리면서 그 해 최다승·최다연승을 기록, 세계 최고의 기사로 자리매김했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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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DNA’ 이세돌 9단 가족… 모두 합쳐 39단
입력 2016-03-15 22:11 수정 2016-03-16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