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해찬 의원이 탈당과 함께 4·13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으로 통하는 그가 전격 탈당하면서 더민주는 격랑에 휩싸였다.
이 의원은 15일 기자회견 없이 별도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잠시 내 영혼 같은 당을 떠나려고 한다”며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나에 대한 공천 배제 발표에는 이유와 근거가 없다”며 당 지도부를 강력 성토했다.
그는 “도덕성이든, 경쟁력이든, 의정활동 평가든 (공천 탈락에 대한) 합당한 명분이 없다”며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무적 판단이라며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나는 부당한 것에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며 불의에 타협하는 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야 운동권 출신인 이 의원은 서울 관악을에서 5선을 지낸 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세종시로 지역구를 옮겨 6선에 성공한 당의 대표적 원로다. 그는 2008년에도 ‘손학규 대표 체제’가 출범하자 “한나라당 출신이 대표를 맡은 현실이 안타깝다”며 당을 떠난 적이 있다.
반면 야권 연대를 주장하며 당무 거부에 들어갔던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당무 복귀를 선언했다. 천 대표는 연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안철수 공동대표와 대립하다 지난 11일부터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담판 회동을 가졌다.
천 대표는 회동 이후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여러 여건상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다는 인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민의당 내분 사태는 봉합 국면으로 들어선 분위기다. 하지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한길 의원이 위원장직까지 사퇴하며 여전히 야권 연대를 주장하고 있어 불씨는 남아 있다. 김 의원은 두 사람의 회동과 관련, “한 달 뒤 결과에 야권 지도자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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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5 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