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가입, 이것만은 꼭!… 돈 묶이는 만큼 충분히 묻고 따져라

입력 2016-03-17 04:06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됐지만 금융소비자들은 아직 잠잠하다. 한 통장에 여러 상품을 넣는 구조라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전문가들은 당장 가입하지 말고 각 회사의 수익률 등을 따져보고 고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지난 14일부터 ISA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 은행은 고객이 직접 운용지시를 하는 신탁형만 판매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일임형과 신탁형을 모두 취급하고 있다. 일임형은 금융회사가 고객 성향에 맞춰 짜놓은 모델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들이 공개한 일임형ISA 모델포트폴리오를 보면 중위험·중수익에 초점을 맞춰 짜여있다. 당초 편입 1순위로 꼽혔던 주가연계증권(ELS)를 넣지 않은 곳도 많았다. 대신 환매조건부채권(RP), 파생결합사채(ELB) 등 안정적인 자산을 위주로 한 구성이 눈에 띄었다.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고객 성향 중 초고위험에 해당하는 모델포트폴리오를 아예 만들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수익을 추구하며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어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중위험·중수익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좌 수수료를 내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안정적인 투자는 세제혜택으로 얻는 수익보다 실이 클 수 있다. 현대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금융기관 특판 상품과 가입이벤트 경쟁으로 초기에 금리형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나 투자성 상품에 투자함으로써 비과세·분리과세와 순수익에 대한 과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증권사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모델포트폴리오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포트폴리오가 없다면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금융사의 운용능력 점검도 필요하다. 상반기 중 각 금융회사가 내놓은 상품의 수익률을 비교 공시하는 시스템이 갖춰진다.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수수료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3∼5년 자금이 묶이는 투자인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ISA 모델포트폴리오 성과에 따라 금융기관 간 계좌 이동이 진행될 것”이라며 “성과는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ISA 계좌이동제도 곧 시작할 방침이다.

만약 지금 바로 가입을 원한다면 금융회사가 고객 유치를 위해 내놓은 이벤트를 충분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골드바 등 각종 경품과 특판 RP가 난무했던 사전예약 이벤트는 끝났지만 상품 출시와 동시에 수수료 면제와 특판 상품 등을 앞세운 가입 이벤트를 또 다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수수료 면제’다. 대우증권은 6월 말까지 신탁형 ISA 가입 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현대증권은 아예 신탁형 수수료를 면제한다. 키움증권은 6월 3일까지 가입 시 ISA 체결일로부터 1년간 수수료를 무료로 하기로 했다.

사전예약 이벤트로 벌인 특판 이벤트를 놓쳤어도 기회는 남아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계좌개설 선착순 1만명에게 연 5% RP(91일물)를 1인당 500만원 한도로 제공한다. 대신증권은 ISA 가입고객에게 가입금액 10배 한도로 세전 연 3.5%(3개월 만기) RP 매수기회를 준다. 키움증권은 800억원 한도로 최저위험 모델포트폴리오에 연 7.0% RP를 편입할 수 있게 해준다.

유안타증권은 5월 31일까지 ISA를 개설하고 의무유지기간을 유지한 고객에게 세금을 캐시백해준다. 예를 들어 총 300만원 수익이 나면 비과세 200만원을 제외하고 분리과세되는 100만원에 대한 세금(100만원×9.9%) 9만9000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ISA 가입과 함께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현대증권은 고객 1명당 3000원을 적립해 기부단체에 전달한다. 삼성증권은 6월 30일까지 연인, 가족 동료가 함께 1인당 100만원 이상 가입하면 동반 가입자수에 따라 2만∼5만원을 삼성증권이 가입고객명의로 기부한다. 이와 별도로 삼성증권은 ISA 가입 고객좌수 당 2000원씩 적립해 사회복지 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