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첫날… 은행서 ‘신탁형’ 가입했다

입력 2016-03-15 21:27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점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관련된 직원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영업점을 방문해 ISA 가입 절차를 밟고 있다. 진 원장 옆에 윤종규 KB국민은행장과 국민은행 광고모델인 피겨스타 김연아가 서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첫날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이 34만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와 은행의 계좌 유치 경쟁에서는 은행이 앞도적인 우위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15일 ISA 시행 첫날 총 32만2990명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가입금액은 1095억원으로 평균 가입금액은 약 34만원이었다.

상품 종류별로 보면 신탁형 가입이 96.7%(31만2464건)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증권사에서만 판매를 시작한 일임형 가입자는 877명에 불과했다. 신탁형이 많이 판매된 이유는 수수료가 일임형보다 저렴하고 소액으로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며 개설 이후 편입상품을 결정할 수 있어 가입이 편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에 신탁을 통해 주가연계증권(ELS) 가입자들이 가입하고 금리가 높은 환매조건부채권(RP)을 특판 이벤트로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증권사가 내놓은 특판 RP가 일임형 모델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 어려워 주로 신탁형에 들어가 일임형 가입이 저조했다”며 “특판 상품 만기 후에는 자산관리 분야에 우위가 있는 증권사의 일임형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치 실적을 놓고 보면 ‘양’으로는 은행이, ‘질’로는 증권사가 웃었다. 전국 곳곳에 7000여개 지점을 둔 은행은 신탁형 ISA의 97%를 유치했다. 다만 평균 가입금액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증권사 신탁형 평균 가입금액은 286만원이었지만 은행은 26만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은행이 일단 가입만 받아놓고 보자는 식의 ‘부풀리기’ 영업을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점을 찾아 ISA에 가입했다. 오전엔 진웅섭 금감원장이 KB국민은행에서 가입 행사를 가졌다.

가입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 위원장은 “첫날 가입 실적을 보고 재형저축, 소장펀드 등 과거 세제혜택 상품에 비해 국민들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은행 일임형 상품이 나오고 3개월 후 수익률 비교 공시도 가능해지는 등 모든 선택이 열리면 더 많은 국민이 재산증식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시행 첫날 일부 지점에서 서툰 점이 나타나는 등 초기 단계에 금융소비자들 불편이 예상되지만 불완전판매는 없도록 하겠다”며 “다각도로 ISA 판매 현황을 살펴보고 현장점검은 시일을 두고 금감원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