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칼바람에… TK ‘무소속 연대’ 나오나

새누리당 3선 중진인 주호영(대구 수성을·사진)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쳤다. 이미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3선의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에 이어 주 의원까지 ‘마이 웨이’ 행보에 시동을 건 것이다. 당 일각에선 대구에 불어 닥친 칼바람이 대구·경북(TK) 지역 ‘무소속 연대’ 출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최고위원회가 이 부당한 결정을 취소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공천 탈락이 확정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선 “(이 위원장이) 지역 관리에 실패해 지역구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지역구 관리를 가장 못해 당을 어려움에 빠뜨린 사람이 가장 열심히 한 사람을 배제하는 게 공당의 공천 시스템이냐”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당 안팎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TK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해석도 나왔다. 주 의원은 자신의 지역에 공천 신청을 하지도 않은 여성을 옮겨오려고 수성을을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이해가 안 되는 구도에 의해 공천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주 의원이 ‘단독 후보’로 공천 신청이 돼 있던 이 지역에는 여성 후보인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당초 대구 중·남구 예비후로도 등록했던 이 전 부지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방침과 뜻에 따라 여성 소수자로서 당에 기여하겠다”며 수성을 재공모에 신청하겠다고 했다.

TK 지역에서 현역 의원의 공천 탈락과 불복이 이어지면서 무소속 연대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주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낙천할 경우 함께 무소속 연대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그 가능성은 떨어져 보인다. 무소속 의원들 간 연대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막강한 TK 지역에서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김무성 대표를 향한 불만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 의원의 항의 전화를 받고 “미안하다”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최고위 계파 구성에서 밀리는 김 대표는 친박 주도의 공관위 결정에 제동을 걸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어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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