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째 장기 집권 중인 캄보디아 훈센(64) 총리 페이스북 계정의 ‘좋아요’ 클릭 수가 돈을 주고 매수한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훈센 총리 측은 이런 의혹을 제기한 야당 대표를 고소키로 해 페이스북 논란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치닫게 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15일 보도했다.
훈센 총리는 최근 ‘기술’과 ‘소셜네트워킹’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오픈했다. 그런데 그 이후 총리의 계정에서 ‘좋아요’를 클릭한 횟수가 320만번으로 집계됐다. 이에 고무된 훈센 총리는 “페이스북 덕분에 국민과의 직접적 소통이 확대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자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삼랭시(66) 대표는 “지나치게 많은 ‘좋아요’는 정부가 주변국 사람들에게 돈을 준 뒤 ‘좋아요’ 클릭을 요청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삼랭시는 훈센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러자 총리실은 삼랭시 대표가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며 5000달러(600만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걸겠다고 발표했다.
어느 쪽이 맞는 얘기일까. BBC는 우선 “많지 않은 인구(1500만명)에 비해 ‘좋아요’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인구가 6500만명인데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 대한 ‘좋아요’는 고작 100만번 정도라고 소개했다.
또 BBC가 자체 분석한 결과 훈센 총리의 ‘좋아요’ 가운데 57%만 캄보디아 안에서 클릭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나머지는 인도와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클릭된 것이어서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 화제] 페북 ‘좋아요’ 부대? 캄보디아판 조작논란
입력 2016-03-15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