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15일 프로야구 첫 경기가 열렸다.
고척돔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치른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선수단은 새로운 환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낙후된 목동구장에서 8년을 지내고 최신식 구장에 새 둥지를 틀은 넥센은 매우 흡족해 하는 분위기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수 편의시설과 휴식시설을 비롯해 공간이 커진 것이 마음에 든다”며 “좌우중간 펜스가 길고, 그라운드 상태도 걱정과 달리 흙으로 잘 다져졌다. 아직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곳만 빼고 보면 여기가 가장 좋은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척돔은 메이저리그용 흙에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
넥센 주장 이택근도 “야구 환경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라며 “외부적으로 산만한 악조건이 많이 없어졌다. 바람도 없고, 날씨 영향도 없으니 컨디션을 조절하기 좋다”고 했다.
다만 원정을 온 SK 선수단은 뜬공 수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SK 김용희 감독은 “고척돔이 듣던 것 보다 괜찮다”면서도 “1995년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 슈퍼게임 때 선수들이 공이 뜨면 낙하지점 판단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경기에선 2회말 넥센 고종욱이 때린 평범한 외야플라이를 SK 좌익수 이명기가 낙구지점을 잘못 판단해 3루타로 둔갑했다. 6회초 SK 정의윤의 외야플라이 때도 넥센 중견수 임병욱과 좌익수 고종욱이 서로 미루다 3루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경기는 원정팀 SK가 6대 4로 승리했다. 고척돔 첫 안타는 1회말 2루타를 친 넥센 고종욱이 이름을 올렸다. 첫 홈런은 SK 김강민이 4회초 시원한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한편 넥센과 SK간 첫 시범경기를 앞두고 고척돔 시설 정비는 대부분 마쳤다. 우선 내야 쪽에 31개 좌석이 연결돼 있어 이동이 불편하던 문제는 중간에 통로를 만들어 해결했다. 경사가 가팔라 안전 위험이 있었던 4층 관람석은 계단 끝부분 난간 높이를 1.2m에서 1.5m로 높이고 계단 양 옆에 높이 90㎝ 난간을 세웠다. 계단에 형광 표시와 위험안내 표지판도 설치했다.
다만 편의시설과 주차장 등 교통시설은 여전히 부족해 좀더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현재 고척돔에는 음식점이 단 한 곳도 문을 열지 않았다. 넥센 관계자는 “식당, 패스트푸드점 등 편의시설은 아직 내부 인테리어 작업도 시작하지 못한 상태”라며 “개막 후에도 일정 기간 운영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척돔은 또 주차장 시설이 협소해 관람객들은 주차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정규리그 경기 때 상당한 혼잡이 예상된다. 서울시설공단은 “고척돔으로 바로 연결되는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서쪽 출입구가 이달 말 완공된다”며 “부득이하게 차량을 갖고 오는 팬들은 인근 민영주차장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시범경기 넥센 대 SK] 고척돔 첫 프로경기… 뜬공 주의보
입력 2016-03-15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