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힐러리, 굳히기와 장기전 갈림길 서다

입력 2016-03-15 21:54 수정 2016-03-16 00:22

미국 대선 후보를 결정짓는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인가, 추격전이 이어질 것인가. ‘미니 슈퍼 화요일’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등 각 당의 주자들은 막판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썼다. 투표를 하루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선두주자 클린턴과 트럼프가 일부 지역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민주당의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오하이오와 미주리, 일리노이 3개 지역에서는 샌더스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클린턴은 플로리다에서 60%의 지지율로, 샌더스(34%)를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퀴니피액 대학 조사)로 앞섰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지지율 56%로 샌더스(37%)를 19% 포인트 차(PPP 조사)로 눌렀다. 그러나 오하이오에서는 클린턴과 샌더스의 지지율 격차가 5∼7% 포인트(퀴니피액, ARG)에 불과했다. 이달 초만 해도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20∼30% 포인트(CNN, NBC)에 달했다. 미주리에서는 샌더스가 1% 포인트 차로 클린턴을 앞선다는 조사(PPP)가 나왔다.

클린턴은 그러나 본선을 염두에 둔 탓인지 “동영상을 보면 트럼프가 집단폭력과 구타를 유발하고 있다”며 트럼프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공화당의 트럼프는 승자독식 방식이 처음 적용되는 플로리다에서 44∼49%의 지지율로, 이 지역 출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22∼27%)을 압도했다.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44%의 지지를 얻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33%)을 11% 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오하이오에서 트럼프가 이 지역 주지사인 존 케이식에 5∼6% 포인트 차이로 뒤진다는 조사들이 나왔다. 역시 승자독식 지역인 이곳에서 이달 초만 해도 5∼6% 포인트의 우위를 누리던 트럼프의 기세는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리노이에서 트럼프와 크루즈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한 달 사이에 13∼17% 포인트에서 4∼9% 포인트로 좁혀졌고, 미주리에서는 7% 포인트 차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유세장 폭력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식한 탓인지 전날까지도 폭력의 배후로 샌더스 후보를 지목해 공방을 벌이던 것과 달리 “폭력은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히코리에서 유세를 갖고 “약간의 혼란은 있었지만 유세장 폭력은 없었다. 그것은 사랑의 축제였다”고 강변했다.

한편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15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트럼프의 막말과 행동은 매우 충격적”이라면서 트럼프의 선거유세 웹 사이트를 폐쇄하고, 그가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