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3선 의원인 주호영·서상기 의원이 14일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새누리당의 ‘대구·경북(TK) 중진 물갈이설(說)’이 현실화됐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유승민 의원 공천 배제 가능성도 시사해 여권 내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대구 12개 지역구 중 4곳의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서상기(대구 북을) 주호영(수성을) 권은희(북갑) 홍지만(달서갑) 의원이 공천 배제됐다고 밝혔다. 서 의원 지역구는 청년·장애인 우선추천지역으로, 주 의원 지역구는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됐다.
앞서 이 위원장은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안홍준(경남 창원 마산·회원) 의원 등 두 지역구 현역 의원과 이에리사(비례대표) 의원 등 3명이 여론조사 경선 패배로 공천 탈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새누리당 현역 의원 중 공천 탈락자는 17명으로 늘었다.
당 관계자들은 비박(비박근혜)계 주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서 의원이 ‘텃밭’인 대구에서 내리 3차례 당선된 점이 공천 배제 기준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 의원의 혜택을 즐길 수 있었던 분들은 정밀하게 조사해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관위는 유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15일 이후로 미뤘다. 하지만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공천에서)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하겠다”고 밝힌 이 위원장의 언급이 원내대표 재임 당시 국회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대통령 정책에 반기를 든 유 의원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또 ‘개혁공천 기준’으로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경합(후보)자에서 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은 최근 김무성 대표에 대한 욕설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르면 15일 공천 결과 발표에서 유 의원과 윤 의원의 동반 퇴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與 ‘대구 칼바람’ 시작됐다
입력 2016-03-14 21:56 수정 2016-03-15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