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13일(현지시간)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7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했다. 최근 반년 사이 앙카라에서만 벌써 세 번째 폭탄테러다. 터키는 이에 대한 보복인 듯 14일 F-16 전투기 9대와 F-4 제트기 2대를 동원해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노동자당(PKK) 근거지 18곳을 폭격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러는 13일 오후(현지시간) 앙카라 중심 크즐라이 광장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정차 중이던 자동차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주변 상점 유리창이 박살났고 인근에 있던 차량들로 불길이 옮겨 붙었다.
메흐메트 뮤에진올루 터키 보건장관은 “현장에서 30여명이 즉사했고 나머지는 병원 수송과 치료 과정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또 “사망자 중 1∼2명은 테러 용의자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부상자 중 10명 이상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져 사망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터키 경찰은 테러 연루 용의자 수십명을 체포했다고 터키 도안 통신이 전했다. 수사 당국은 초기 입수 정보를 토대로 PKK와 연계된 쿠르드자유매파(TAK)를 이번 테러의 유력한 배후로 추정하고 있다. TAK는 3주 전인 지난달 17일에도 앙카라 도심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군인 등 29명이 숨진 바 있다. 영국 BBC방송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은 PKK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라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테러에 맞선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로 끝날 것이며 테러리즘은 결국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고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터키 정부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쿠르드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쿠르드 반군과의 전면전 및 테러보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테러 이후 터키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이 불가능해졌다는 현지인들의 증언도 나왔다. CNN투르크 등은 앙카라 법원이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테러 현장의 사진을 공유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터키 또 도심 폭탄테러… 정부, PKK 보복폭격
입력 2016-03-14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