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진짜 노래로 젊은이에 다가서고파… 반강제로 책 읽지만 정말 고마워”

입력 2016-03-16 04:00
김창완이 14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시간'을 부르기 전 기타를 잡고 웃고 있다. 왼쪽 아래 는 김창완밴드의 새 싱글 앨범 '시간' 표지. 이파리엔터테이니움 제공
김창완(62)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김창완밴드는 신곡 ‘시간’을 발표했다. KBS 새 교양프로그램 ‘TV 책을 보다-김창완과 책읽기’ 진행도 맡았다.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는 언론 권력을 손에 쥔 악의 본산 권수명 역을 열연했다.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각각의 분야마다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창완밴드의 신곡 ‘시간’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집중 조명을 받은 1970∼80년대의 산울림을 떠올리게 한다. 김창완은 14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노래에 대해 “임종할 때 내 아들이나 가까이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철학적인 노랫말에 고상지의 서정적인 반도네온 연주가 곁들여지면서 쓸쓸한 분위기가 감도는 곡이다.

읊조리듯 건네는 내레이션과 노랫말은 이렇다. ‘사실 시간은 동화 속처럼 뒤엉켜 있단다/ 시간은 화살처럼 앞으로 달려가거나 차창 밖 풍경처럼 한결같이 뒤로만 가는 게 아니야/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고 멈춰 서 있기도 한단다…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수많은 곡을 탄생시킨 작곡가이기도 한 김창완은 ‘시간’을 만드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청춘’은 소주 두 잔 먹고 만들었는데, 이 노래는 두 달 걸렸다. 계속 들어내는 작업을 했다. 욕심을 걷어내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완은 ‘시간’을 만들기 전 이렇게 자문했다고 한다. ‘당신이 하고 싶은 노래가 뭐야?’ 그는 “김창완밴드가 펑크한 곡들로 젊은 세대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옛날 산울림 노래를 부르고 그걸 찾는 것이었다. 히트곡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진짜 노래로 젊은이들에게 다가서고 싶었다”고 했다.

‘TV 책을 보다-김창완과 책읽기’를 진행하게 된 것에 대해선 “나 같이 책 안 읽는 사람에게 왜 이런 걸 시키나 싶었는데, (책 읽기에)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난 3판 진 이세돌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반 강제로 책을 읽고 있는데, 읽다보니 정말 고맙더라”고도 했다.

그는 독서가 주는 기쁨에 대해 “날 생각해주는 게 가족 뿐 아니라 미국의 저명한 교수일 수도 있고, 어딘가의 소설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