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등 핵심 문제 그대로 두고… 인천국제공항 제2 도약?

입력 2016-03-14 21:55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중국과의 항공 자유화 협정 체결, 입출국 시간 단축 등 편의시설 개선 등을 통해 2020년까지 인천공항을 세계 5대 국제 여객공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 공항의 확장 등 대외 여건 변화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이번 발표에는 ‘낙하산 사장’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공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2020년까지 연간 환승객 1000만명을 포함한 여객 66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국토부와 공사는 우선 202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의 협력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 중에 중국과 항공회담을 열고 단계적으로 항공 자유화를 추진한다. 항공 자유화는 국가 간 항공편을 개설할 때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어느 항공사든 신고만 하면 취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또 폴란드 항공 등 미취항 항공사를 유치, 지난해 기준 90곳이던 취항 항공사를 2020년 11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내년엔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준공되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현재 4400만명인 여객 수용 능력이 6200만명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환승객을 늘리기 위해선 복합리조트가 들어선다. 인천공항은 국제적 공항과 달리 공항 주변에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카지노·호텔·컨벤션이 융합된 파라다이스시티리조트는 내년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또 여객 편의를 위해 주차시설을 2020년까지 현재의 1.7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입출국 수속 시간은 단축한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서의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공항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우선 중국 공항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현재 9500만명 수용 규모인 베이징 서우두공항은 2025년이면 인천공항의 3배인 1억3000만명 규모로 커진다. 중국은 2014년부터 자국 공항에서 미주·유럽으로 향하는 직항 노선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인천공항 환승률은 2013년 18.7%에서 지난해 15.1%로 하락했다. 환승객 수도 같은 기간 771만명에서 741만명으로 줄었다. 이 외에 싱가포르 창이공항, 일본 나리타공항 등의 도전도 거세다.

또 이번 경쟁력 강화 방안엔 인천공항의 구조적 문제 개선 방법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동석 초대 사장과 정일영 현 사장을 제외한 5명의 사장은 공항 업무와 관련 없는 ‘낙하산 인사’였다. 사장의 계속된 중도하차로 공항의 중장기적 계획이 힘 있게 추진되기 힘들었다. 최근 밀입국과 수하물 대란 등 잇따른 인천공항 사고도 박완수 전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후임이 없는 상태에서 사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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