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이 사실상 교단 분열의 길로 들어섰다. 전 총회장 박성배 목사의 공금횡령 및 도박 파문에 반발한 목회자들이 별도의 총회를 열고 박 목사를 지지하는 기존 총회 지도부를 불신임했다.
14일 경기도 평택시 평남로 평택순복음교회(강헌식 목사)에서는 ‘교단개혁을 원하는 목회자연합’의 주도로 기하성서대문 제64차 제2회 임시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체 총회대의원(총대) 594명 중 354명이 참석했다.
총대들은 지난달 25일 열린 임시실행위에서 결의한 서안식 총회장과 회계 유영희 목사, 재무 김서호 목사의 불신임과 직무정지를 확정했다. 재단 대출금 등을 빼돌린 뒤 도박 자금 등에 탕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 목사에 대한 조사와 교단이 입은 피해 복구 등에 서 총회장 등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총대들은 또 현 총회정책위원장인 박 목사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박 목사를 총회 재판위원회에 넘겨 죄를 묻기로 결의했다.
임시총회에서는 부총회장 심덕원 목사를 총회장 직무대행으로, 송시웅 전주 성도순복음교회 목사를 회계 직무대행으로, 백용기 순복음사랑교회 목사를 재무 직무대행으로 세웠다. 또 5월 열리는 교단 정기총회 전까지 총회조직과 전국지방회의 재정비를 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총대들은 ‘비전선언문’도 발표하고 “불의와 불법, 거짓과 정치권력 남용으로 인해 암흑에 빠진 총회를 총대원의 힘과 지혜로 회복해나가자”고 다짐했다.
한편 박 목사 지지 측은 임시총회의 결정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 총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교단헌법에 임시총회 소집권자와 소집절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개혁에 관한 논의를 금지할 권리가 서 총회장에게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 총회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출교·제명된 이들이 주축이 돼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내린 결정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며 “이미 그들을 타 교단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각자의 길을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 총회장 등은 지난달 긴급임원회를 통해 목회자연합 측 60여명의 제명·출교를 결정했다. 그러나 목회자연합 측은 총 8명인 임원의 과반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긴급임원회의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목회자연합에는 부총회장 심 목사와 송수용 장로, 총무 정동균 목사, 서기 이건재 목사 등 임원 4명이 소속돼 있다.
정 총무는 “이미 법원에서 임시총회의 합법성을 인정했고, 총대 다수가 참석해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임시총회에서의 결정은 엄연히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 평택=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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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성 서대문, 두 교단으로 사실상 분열 수순
입력 2016-03-14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