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사상 최악의 사이클론 ‘윈스톤(winston)’이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를 덮친 가운데 피해를 입은 한인 선교사들의 복구 지원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피지에선 시속 325㎞의 강풍을 동반한 사이클론으로 인해 현재까지 44명이 사망하고 전체 인구의 절반인 약 40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 정부는 3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피해조사와 복구에 나서고 있다.
현재 피지에는 선교사 20여 가정이 사역하고 있다.
피지 라키라키 지역의 샬롬교회(김석중 선교사)는 강풍으로 교회 건물이 완파됐다. 이 지역에서 15년째 사역 중인 김석중 선교사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4년 전 신축한 교회인데 지붕과 벽이 송두리째 날아가 앞으로의 사역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시내 외곽 지역이라 마을의 가옥들이 대부분 건축비용이 적게 드는 목재로 지어져 피해가 컸다”며 “주민들 모두 텐트나 임시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2년부터 피지 난디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박영일(아가페교회) 선교사는 “당시 10m가 넘는 해일을 피해 산꼭대기로 올라가 코코넛 나무를 부둥켜안고 밤을 새운 주민도 있었다”면서 “지금은 피난 갔던 주민들이 폭탄 맞은 듯한 집터 주변으로 돌아와 정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시멘트, 벽돌 등 건축에 필요한 자재와 인력 등의 체계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선교사 파송교단과 교회들의 지원, 기도도 이어지고 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관계자는 “현지 교회와 매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현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교단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해 현지 사역이 하루 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지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해 온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는 사이클론 피해 소식을 접한 직후 해외선교부를 통해 긴급구호금을 지원했고, 향후 복구계획이 서는 대로 성도들의 헌금을 모아 교회 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이클론 ‘윈스톤’ 피해 피지 선교사들 “한국교회 도움 손길을”
입력 2016-03-14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