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캠프 출신 팔레스타인 女교사 ‘교육계의 노벨상’ 수상

입력 2016-03-14 21:28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 교사 하난 알흐룹이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제2회 글로벌교사상을 수상한 뒤 두 손을 치켜들고 기뻐하고 있다. 알흐룹은 전쟁 등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는 난민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AP뉴시스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으로 현재 난민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여교사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비영리 교육재단인 바키 재단이 수여하는 글로벌 교사상(Global Teacher prize)을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팔레스타인 여성 하난 알흐룹이 올해의 글로벌 교사상 수상자로 선정돼 두바이에서 시상식을 가졌다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베들레헴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자란 하난은 자신처럼 어린시절 장기간 폭력에 노출돼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가진 난민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이 총격 장면을 목격한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하면서 초등교육에 뛰어들게 됐다. 하난은 교육 현장에서 “폭력은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전문가와 함께 마음이 병든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다.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 관계를 형성하고 좋은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이 그녀의 교육방식이다.

시상식장에서 하난은 “팔레스타인 여교사로서 이 자리에 선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세상의 모든 교사, 특히 팔레스타인 교사들을 대표하는 의미로 이 상을 받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교사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선생님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글로벌 교사상 수상자는 100만 달러(약 11억84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며 바키 재단의 글로벌 대사를 맡게 된다. 더불어 수상 후 최소 5년간 교사직을 유지해야 한다. 하난은 받은 상금을 세계의 교사와 학생들을 돕는 데 쓸 계획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