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대한민국 선거史’…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展

입력 2016-03-14 20:49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1948년 첫 선거의 투표 독려 포스터, 63년 대통령 선거 포스터, 69년 삼선개헌 관련 국민투표 당시 사용된 목재 투표함.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선거는 제헌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1948년 5·10총선거였다. 유엔 한국임시위원단의 주도와 감시 아래 치러진 당시 선거의 투표율은 95.5%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의 투표율이다. 당시 문맹률이 75%나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기 손으로 대표를 뽑는 선거의 감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다.

4월 13일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선거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꾸몄다. 14일 개막한 기획특별전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가 그것이다.

지난 1월 취임한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의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돌아보는 전시”라며 “70년 가까이 이어온 대한민국 선거의 역사는 때로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의민주주의가 확고히 자리 잡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선거가 도입된 초창기 모습을 보여주는 1부 ‘민주선거를 위한 첫걸음’,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대에 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진 격렬한 갈등을 담아낸 2부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 그 험난한 여정’, 그리고 87년 민주화 이후의 현대 선거를 조명한 3부 ‘선거, 민주주의의 꽃이 되다’로 구성했다.

전시장에는 각 시대의 선거 벽보와 포스터, 담화문을 비롯해 투표용지, 투표함, 선거 현장 사진, 선거를 보도한 신문기사 등 300여점이 선보였다. ‘투표는 애국민의 의무, 기권은 국민의 수치’라는 문구가 인상적인 48년 최초의 선거 포스터, 56년 정·부통령 선거에서 등장한 그 유명한 구호 ‘못 살겠다 갈아보자’ 포스터, 69년 3선 개헌 관련 국민투표에 사용됐던 목재 투표함, 71년 7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가 직접 작성한 연설문 원고 등을 볼 수 있다. 또 우리 선거사의 굵직한 이슈였던 ‘3·15 부정선거’ ‘사사오입’ ‘막걸리 선거’ ‘40대 기수론’ 등을 자료와 함께 살필 수 있다.

박물관은 3층 전시실과 별도로 1층에 선거 체험관을 설치해 미래 유권자들이 신분증을 제시하고 투표용지를 수령해 기표하고 투표함에 투입하는 전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6월 26일까지.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