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야권연대는 없다”… 다시한번 쐐기

입력 2016-03-14 04:09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4·13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야권연대를 주장하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김한길 의원과 당무 거부에 나선 천정배 공동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다만 김 의원에 대해선 당직 사퇴를 수용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천 공동대표에게는 당무 복귀를 요청해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안 공동대표는 13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공학적 덧셈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에 대해 우리는 좀 더 제대로 된 답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김 대표는 ‘통합은 하겠지만 연대는 없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며 “참 무례한 이야기”라고 했다. 당 안팎의 야권연대 요구에 쐐기를 박고 독자노선을 재천명한 것이다.

안 공동대표는 김 의원을 몰아붙이는 동시에 천 공동대표에게는 돌아오라고 요청해 두 사람에게 각각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지도부 거취에 대한 질문에 “김 상임선대위장의 사퇴에 대해서 (전화로) 설득했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협상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반면 천 공동대표에게는 “복귀 요청을 했다”고 밝혀 대화 의사를 드러냈다. 김 의원이 당을 떠나더라도 사실상 붙잡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안 공동대표는 원칙적으로 야권연대는 없다고 하면서도, 지역적 차원의 연대는 암묵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후보자 간 연대에 대해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면서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공동대표가 지역에서 부분적 연대를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시인한 이상 야권 연대를 주장한 천 공동대표가 당무를 거부할 명분이 없어진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안 대표의 입장을 전달받은 만큼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천 공동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4일에 당사로 못 나가겠고 조금 더 쉬어야겠다”고 말해 아직 당무 복귀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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