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정책’ 시험대가 될 3개 주의회 선거가 13일(현지시간) 실시됐다. 바뎀-뷔르템베르크, 라인란트-팔츠, 작센-안할트 등 3개 주의회 선거에서 반(反)이민정책을 지지하는 우파 정당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여 메르켈 총리의 향후 거취 및 독일과 유럽의 난민정책 향방을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전 여론조사 결과 난민을 반대하는 우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9%,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13%의 지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작센-안할트주에서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CDU)은 지지율 1위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신생 정당이나 다름없는 AfD가 무려 19%의 지지율로 제3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방송 등은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유럽의 난민 위기가 ‘난공불락’이었던 메르켈의 아우라를 흐리게 하고 있다”면서 난민들에게 유럽 국경을 열어둘 것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앞날이 불안하다고 12일 보도했다.
초기에 지지를 받았던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은 유럽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난민 인구가 늘어나고 난민 관련 범죄가 급증하면서 그녀의 지지도를 흔들고 있다. AfD는 지난 6일 실시된 헤센주 주의회 선거에서 13.2%의 득표율로 기민당과 집권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SDU)에 이어 제3당으로 떠올랐다. AfD는 “외출 시 안전을 보장받고 싶다”고 말하는 여성을 등장시킨 광고를 내보내며 난민 범죄자 추방을 요구하고 있다.
AfD의 선전은 메르켈 총리의 4기 연임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 전망이다. AfD의 의석수가 늘어날 경우 차기 정부와 상원인 분데스라트의 구성에도 변수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메르켈 총리에 도전할 만한 인물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한 기민당 의원은 “독일엔 아직 메르켈 총리에 대한 대안이 없으며 그녀 자신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민 정책을 두고 기민당이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있어 메르켈 총리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작지 않으며, 위기를 수습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親난민’ 메르켈 리더십, 주의회 선거로 시험대에
입력 2016-03-13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