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서로 상륙작전 훈련 맞불을 놓으며 날선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미 해병대가 경북 포항 일대에서 역대 최대 상륙훈련인 ‘결정적 행동’을 실시하자 북한은 이에 반발해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전 지역 해방작전으로 대응하겠다”는 인민군 총참모부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군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인민군 총참모부는 “선제 보복타격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으름장까지 놨다. 성명의 중량감을 더해 위협 수위를 한층 더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내륙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의 백미인 작전명 ‘결정적 행동’은 12일 낮 12시 포항항 인근에 배치된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8800t급)과 천왕봉함(4500t급), 미국 강습상륙함 본험리처드함(4만5000t급), 애슐랜드함(1만6800t급) 등에 탑승한 병력과 장비들이 대거 해안으로 진격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상륙함정에서 한·미 상륙돌격장갑차와 공기부양정이 해안을 향해 돌격했다. 서서히 원을 그리며 상륙작전에 돌입한 해상 돌격부대는 정해진 시간에 정확하게 해안을 점령했다.
동시에 미 해병대 수직이착륙항공기 MV-22 오스프리가 완전무장한 상륙대원 30여명을 싣고 굉음을 내며 리처드함에서 이륙해 쏜살같이 해안을 향해 날아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륙훈련에 참가한 오스프리는 날개 끝에 달린 2개의 엔진 방향을 전환해 비행하는 ‘틸트로터기’로 헬기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다.
오스프리는 최대속도 500㎞/h로 기존 헬기보다 2배 이상 빠르고 항속거리는 2.5배 이상 길어 중간 급유 없이 3900㎞를 날 수 있다. 미군은 이번 훈련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오스프리 탑승 기회를 처음으로 제공했다.
AH-1W슈퍼코브라 공격헬기와 AV-88 해리어 공격기도 상륙병력 엄호작전에 들어갔다. 리처드함에서는 쉴 새 없이 항공기가 뜨고 내렸다.
공중과 해상에서 동시에 상륙한 한·미 연합군은 장갑차를 이용해 적 내륙 깊숙이 자리한 지휘본부를 향해 신속히 이동했다. 선두부대의 공격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군과 호주군의 박격포가 불을 뿜었고 목표지점에 도착한 상륙군은 적과 치열한 전투 끝에 지휘부 타격에 성공했다. 훈련에는 호주군 130여명과 뉴질랜드군 60여명도 참가했다. 한·미는 18일까지 북한 핵심시설 파괴를 목표로 하는 지상작전 훈련을 지속할 예정이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평양 진격’을 노린 반공화국 상륙훈련”이라고 비난하며 “서울을 비롯한 전 지역 해방작전에 나서 남한 전술에 전격적인 초정밀 기습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타격 대상은 ‘평양진격작전에 투입된 자’와 ‘이를 고안해낸 음모의 소굴’이라고 지목했다. 한·미가 대규모 병력으로 유사시 북한 후방지역에 강하게 진입하는 능력을 과시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표출한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수사적인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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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3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