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인지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이 30년 후 서울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가 최근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해 인공지능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구원이 13일 공개한 ‘2045 서울미래보고서 1권-시민참여형 미래서울 만들기’를 보면 서울시민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5%(복수응답)는 서울시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사회현상으로 ‘인지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을 꼽았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현상’(7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를 꼽은 이도 61.9%였다.
우리나라 30년 후 미래변화에 대해서는 80.4%가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가 자동으로 움직일 것’에 동의했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가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도와줄 것’에는 72.3%가 공감했다. 반면 ‘빈부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문항에는 81.3%가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서울연구원 배일한 연구원은 보고서 2권 ‘미래기술과 미래 서울’이란 글에서 로봇이 사회에 미칠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강한 인공지능이 실용화되고 로봇일꾼이 사회 곳곳에서 활용되는 ‘로봇사회’, 인간이 인공지능을 두뇌에 접속시켜 지적 능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증강 인간 사회’, 인공지능의 혁신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원격로봇 서비스가 크게 활성화된 ‘아바타 사회’ 등이다.
배 연구원은 “정부는 그동안 타자성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의 진화를 중심으로 미래 로봇산업의 로드맵을 추진해 왔다”며 “반면 사용자의 자아를 확장하는 원격로봇은 뛰어난 실용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대부분 뒤로 밀려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아직 기술적으로 미성숙한 인공지능 로봇보다는 원격로봇의 대중적 활용과 위험성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서울시민 70% “인공지능, 미래 큰 영향 미칠 것”
입력 2016-03-13 19:07 수정 2016-03-13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