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보험설계사’… 업계 “인공지능 활용 가능”

입력 2016-03-13 20:19
보험연구원은 13일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보험사들이 보험요율 산출,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절차), 그리고 판매채널 등에 도입해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모든 것을 숫자로 치환하는 데 익숙한 금융산업에서는 이미 인공지능 기술이 폭넓게 도입되고 있고, 인간의 개입이 가장 많은 보험산업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질병·종신·자동차 등 필요한 보험을 요청하면 다수의 설계사가 보험플랜을 제시하고 이를 컴퓨터가 분석해 가장 좋은 상품을 골라주는 핀테크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와 함께 개발한 보험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에 이런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면 1대 1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는 데까지 이를 수도 있다. 보험설계사의 영역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김석영 연구위원은 아예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보험 계약자별 보험요율 산출이 가능하다”며 “보험료 책정부터 언더라이팅까지 인공지능으로 원스톱 처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게 되면 고비용의 설계사 중심 판매채널이 다양한 저비용 판매채널로 전환되면서 대형 보험사들의 강점이 사라지고 산업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게 보험연구원의 전망이다.

증권사의 투자 상담에는 로봇어드바이저가 지난해부터 활약하고 있다. 장기투자 수익률을 비교하기에는 이르지만 2월까지 로봇어드바이저의 운용수익률은 코스피지수는 물론 인간 펀드매니저들의 평균수익률을 웃돈다. 은행에도 일임형 상품 판매가 허용되면서 로봇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금융기관은 급속도로 늘 것으로 보인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