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내일부터 판매된다. 계좌 하나에 예금, 적금, 펀드, 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금융권에선 올해만 800만 계좌, 24조원 정도가 ISA에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의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ISA가 장점이 많은 금융상품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단점 또한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와 금융업체의 일방적인 띄우기가 걱정스럽다.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는 특성은 도외시하고 무조건 돈을 불릴 수 있는 것처럼 ‘만능통장’으로 홍보하는 것 자체가 엉터리다. 특히 최근 금융위원회의 ISA TV광고는 대부업체가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우리 집이 부자가 되려나 봐요”라며 ISA를 알리는 내용은 소비자 피해 방지를 최우선해야 하는 금융 당국의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ISA가 재산 증식에 실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차치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생활금융 이해도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지는 현실에서 정부의 과도한 홍보를 믿고 무분별하게 가입해 피해가 발생하면 책임은 누가 진단 말인가. 이 상품을 ‘금융개혁’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는 것도 마땅치 않다. 금융 당국의 지나친 규제와 금융업체의 그릇된 관행 등 구조적 문제점 개선이 아닌 ‘고수익 고위험’ 상품 시판이 어떻게 금융개혁으로 간주되는지 납득할 수 없다.
금융 당국이 ISA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으니 금융업체들의 과당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직원들에게 유치 고객 수를 할당하는가 하면 세계일주여행권 등 값비싼 경품을 내걸고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세한 상품 설명 없이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불완전판매 확산 가능성이 농후하다. 장밋빛으로만 포장돼 잘못 알려진 ISA의 부작용을 피하는 길은 결국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뿐이다.
[사설] 만능통장 아닌 ISA 띄우기보다 부작용 최소화해야
입력 2016-03-13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