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해 1000억 투입 노인 일자리 5만개 창출

입력 2016-03-13 21:48
보건복지부 지정 노인 일자리 지원기관인 서울강남시니어클럽 회원인 오모(71)씨는 ‘해피콜지하철택배’ 일을 한다. 매일 아침 클럽 사무실로 출근해 기다리다 주문이 들어오면 10여분 거리에 있는 꽃집으로 가 물건을 받아 지하철을 타고 배달을 나간다. 매일 1∼2시간 정도 걸으며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용돈까지 벌 수 있어 하루하루 마음이 편하다. 무엇보다도 아침에 일어나 가야할 곳,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게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대다수 노인들이 일자리를 원하지만 취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울시가 노인들을 위해 올해도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시는 올해 총 10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5만113명의 노인에게 일자리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4만4405명에 비해 5708명(12.8%) 늘어난 인원이다. 사업 예산은 시비 35%, 국비 30%, 자치구비 35%(서울형 일자리는 국비 30%, 시비 70%)로 충당된다.

시는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공익활동형, 시장형, 인력파견형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한다. 공익형 일자리는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취약계층 지원, 공공시설 관리, 경륜전수 자원봉사 등 지역사회 공익증진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가장 많은 3만9351명이다. 근무시간은 월 30∼35시간이며 월 20만원의 활동비가 제공된다.

시장형 일자리는 지역사회환경 개선과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 등 전문 서비스형, 시니어택배·카페 근무·쇼핑백 제작 등 제조 판매형, 공동작업장 사업 등으로 8369명이 대상이다.

필요한 곳에 파견하고 그곳에서 인건비를 지급하는 인력파견형 일자리도 2393명에게 제공된다.

시는 생계를 목적으로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이 많은 점을 감안해 올해 일자리는 추가 소득 창출이 가능한 시장형과 인력파견형에 지난해(3850명)의 2.8배인 1만762명을 배정했다.

시는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을 현재 7곳에서 연차별로 2곳씩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또 CJ대한통운, SH공사 등과 ‘시니어택배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아파트택배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마을수리공방 설치 및 운영, 동화구연 자격과정 교육 등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19개 주민참여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남원준 시 복지본부장은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 및 사회활동 기회 확대는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며 “특색있고 다양한 일자리를 적극 개발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