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과 슈퍼맨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이들은 왜 붙는 걸까?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모든 싸움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홍보문구가 붙은 이 영화의 주연배우 벤 애플렉(왼쪽 사진)과 헨리 카빌(오른쪽), 잭 스나이더 감독이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배트맨 역을 처음 맡은 애플렉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일전에 배트맨 캐릭터를 ‘미국의 햄릿’이라고 했는데 무슨 의미냐?” 그는 “둘 다 오랫동안 지속돼온 캐릭터다. 역사와 전통이 있다. 햄릿을 떠올리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듯이 배트맨도 마찬가지다. 어둡고 부모를 잃고 상처입고 복수심을 가진 배트맨은 햄릿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배트맨’ 시리즈에서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에 대해 애플렉은 “베일은 존경하는 동료 배우다. 저에게 친절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베일이 맡은 배트맨과 다른 부분은 이전보다 나이가 좀 더 들었고 노련하고 경험이 많다”면서 “다만 20년간 범죄를 소탕하고 은둔생활을 오랫동안 해와 지쳐 있고 증오심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24일 개봉되는 ‘배트맨 대 슈퍼맨’은 공동의 적을 위해 힘을 합친 DC코믹스의 히어로 군단이 등장하는 ‘저스티스 리그’의 첫 편이다. 75년 만에 처음으로 실사영화에 등장하는 원더우먼을 비롯해 플래시, 아쿠아맨, 사이보그 등의 캐릭터가 총출동해 기대감을 갖게 한다. 마블의 히어로 영화에 맞서 2020년까지 모두 7편의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는 ‘맨 오브 스틸’ 이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격렬한 전투 이후 메트로폴리스는 파괴되고 슈퍼맨은 논란의 중심에 놓인다. 배트맨은 슈퍼맨 역시 언젠가 타락할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정의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달라 한판 붙게 된다. ‘맨 오브 스틸’ ‘300’ 등을 연출한 스나이더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로 “영웅 신화를 현대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정의란 무엇인가” “누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감독은 “정의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테마다. 누구의 정의가 옳은 것인지는 관객이 보고 토론하는 게 좋겠다. 누가 이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끝까지 가봐야 아는데 기대감을 갖고 봐 달라”고 말했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과 맛보기 영상에서는 두 영웅의 맞대결이 스릴 넘치면서도 긴박하게 전개됐다.
베이징=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또 하나의 히어로 군단 뜬다… ‘배트맨 대 슈퍼맨’ 24일 개봉
입력 2016-03-1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