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에이전트 육성 프로그램 필요”… 스포츠 마케팅·컨설팅 전문회사 GSM 김재현 대표

입력 2016-03-15 04:03

“한국형 스포츠 에이전트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지난 9일 스포츠 마케팅·컨설팅 전문회사인 GSM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재현(47·사진) 대표는 한국에서도 이제 세계적인 에이전트가 나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18년 동안 스포츠 마케팅 시장을 개척해 왔으며, 한국 최초의 스포츠 마케팅 토크 콘서트 ‘날개를 달다’ 등을 통해 스포츠 에이전트와 마케터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대표 골키퍼를 지낸 김병지와 이찬동(광주 FC) 등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의 스포츠 마케팅 시상식인 ‘스포츠 마케팅 어워드 코리아’의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형 에이전트는 세계적인 에이전트가 될 수 있다”며 “그 이유는 정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에인전트의 경우 구단과의 협상과 법률문제 지원, 훈련 프로그램 제공 등 사무적인 도움을 주는데 그치지만 한국인 에이전트는 선수와 동고동락하고 구단 감독과 동료, 팬들, 선수의 가족 등에게도 신경을 쓴다. 그뿐만 아니라 선수의 초상권 관리, 재테크, 은퇴 이후의 진로 등도 고민한다. 선수의 가족이 돼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한국형 에이전트의 특징이다.

사단법인 한국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이기도 한 김 대표는 “한국형 에이전트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정부와 협회, 연맹, 구단들이 힘을 모아 에이전트를 육성해야 한다. 또 에이전트의 부도덕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면허증을 발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에이전트가 갖춰야 할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외국어와 법률 지식은 기본이다. 담당 선수의 종목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며 선수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획력도 좋아야 한다”면서 “또 재테크 능력을 갖춰야 하고 기업과의 관계도 좋아야 하고, 무엇보다 가슴이 따뜻해야 한다. 열정을 가지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스포츠 시장 규모가 작다. 스포츠 선진국에선 선수 한 명만 잘 잡아도 큰돈을 벌수 있지만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 김 대표는 한국형 에이전트는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 키워 해외로 진출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최근 사격, 복싱, 태권도, 배드민턴, 핸드볼 등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이들에게 후원사 계약을 맺어 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글·사진=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