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초기에 제일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저하와 함께 냄새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뇌신경계와 거의 붙어있는 후각신경에 바로 이상이 오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진이 이에 착안해 치매 전(前) 단계에서 치매발병위험을 예측, 평가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서울대병원은 14일 신경과 주건(사진)·김만호 교수 연구팀이 콧속에 있는 후각신경말단부 상피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 ‘마이크로RNA-206’(miR-206)이 얼마나 발현되는지 측정하는 방법으로 치매발병위험을 가늠하는 새 진단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주 교수팀은 정상인 9명과 치매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자 13명, 우울증 환자 8명, 치매환자 11명 등 4개 그룹의 코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후각신경말단부 상피조직을 떼어 정량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법으로 miR-206 발현 정도를 측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자와 치매환자는 정상인보다 miR-206이 각각 7.8배, 41.5배 많이 발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miR-206 발현 양을 보면 치매로 갈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이 단계에서 치매발병위험을 확실히 알 수 없어 진단에 어려움을 겪었다.
콧속 상피세포 내 miR-206 발현 검사는 기억력이 떨어질 때 치매 때문인지, 우울증이나 만성스트레스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하는 데도 유용했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환자처럼 기억력이 떨어졌어도 우울증 환자의 miR-206 발현 수치는 정상인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라고 할 순 없으나 과거보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인지기능 관련 검사에서도 나이, 교육수준, 성별 등이 같은 정상인에 비해 낮은 상태를 말한다.
주 교수팀은 서울대 학내 벤처기업 ㈜어드밴스드엔티(대표 이상건)와 손잡고 ‘mir-206 발현 억제제’를 개발, 상용화할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서울대병원 주건·김만호 교수팀, 치매 발병 위험 예측 신기술 개발했다
입력 2016-03-14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