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월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방, 조기진단, 치료에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했다.
WHO는 암의 3분의 1은 예방할 수 있고, 3분의 1은 조기진단 및 치료로 완치되며, 나머지 3분의 1도 적절한 치료로 증상완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올해의 주제는 대장암이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은 10만명당 54.6명꼴로 발생한다. 갑상선암(84.1명)과 위암(59.7명)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다.
대한암예방학회(회장 김나영)는 오는 1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소강당에서 대장암 예방 일반인 강좌를 개최한다. ‘대장암을 이기는 식생활 및 건강수칙 10가지도 발표한다.
대장은 소장에서 넘어온 음식물 찌꺼기에서 수분을 흡수한 후 직장에 모았다가 항문을 통해 대변 형태로 배설하는 장기다. 영양성분의 소화·흡수보다 생리적으로 불필요하거나 유독성 노폐물을 처리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각종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독성 노폐물이 모여 암세포가 자라기 쉬운 곳이다.
대장에 암이 생기면 배변습관 변화, 설사, 변비, 배변 후 변이 남은 듯 무지근한 느낌, 혈변, 끈적끈적한 점액성 변, 복통, 복부팽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이상증상을 겪는다. 때로는 복부에서 혹이 만져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발암 초기에는 대부분 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예방 및 조기발견을 위해 50세 이후 정기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국가암검진프로그램도 만 50세 이후 매년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검사)를 실시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나영 암예방학회장(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평소 별다른 이상증상이 없어도 50세부터는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장암의 원인은 크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뉘지만 식사와 관련성이 많다. 연구결과 육류 섭취량과 대장암 발생률이 비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대장에 암세포가 생길 여지를 없애려면 무엇보다 육류 중심의 고지방식보다 채소류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자주 먹는 소고기, 돼지고기는 모두 붉은색 고기로 구분된다. 생선과 흰색 고기에 비해 동물성 지방 함량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붉은색 고기류는 체내 담즙산 분비를 증가시켜 대장점막을 손상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습관성 음주나 과음도 자제해야 한다. 췌장암과 결장암 위험을 2배 이상, 전립선암과 대장암 위험을 80% 이상 높일 수 있어서다. 반면 채소는 어떤 형태로든 충분히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과일 중에는 딸기,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등 베리 종류가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베리류는 식이섬유가 바나나보다 2.5배 많아 소장에서 당과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장내 유해독소 생성을 막는 작용을 한다.
최 교수는 “대장 문제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 중에는 좋지 않은 식습관 때문에 병을 얻은 경우가 많다”며 “건강한 대장을 가지려면 식생활 개선에 더 신경쓰고, 장이 조금이라도 불편할 경우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소화기내과 의사와 상담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대장암 예방하려면 육류 대신 채소 많이 먹어라”
입력 2016-03-15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