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리틀 47점 합작’ KGC, 반격의 1승

입력 2016-03-12 00:35
1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프로농구 안양 KGC와 전주 KCC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KGC의 마리오 리틀(왼쪽부터)이 KCC 안드레 에밋, 허버트 힐과 리바운드 다툼을 하고 있다.뉴시스

안양 KGC인삼공사는 폭발적인 3점슛과 속공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팀이다. 그런데 전주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선 이런 모습이 실종됐다. 결국 무기력하게 2연패를 당하며 이대로 봄 잔치를 끝내는 듯 했다.

그런데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자신의 색깔을 되찾았다. KGC가 KCC를 연장 접전 끝에 90대 86으로 물리치고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KGC는 3점슛을 무려 13개나 성공시켜 8개에 그친 KCC에 크게 앞섰다. 속공도 KCC(2개)의 배가 많은 4개를 했다.

안방에서 패하지 않으려는 KGC의 투지는 경기 시작부터 나타났다. 이정현과 마리오 리틀이 연달아 3점슛을 터트리며 1쿼터를 23-14로 마쳤다. KGC는 2쿼터에도 이정현과 리틀의 외곽포가 불을 뿜으며 한 때 19점 차까지 점수를 벌이는 등 전반을 47-34로 앞섰다. 반면 KCC는 득점 기계 안드레 에밋이 리틀의 수비에 철저히 막히며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다. KGC는 전반에 잠잠하던 찰스 로드가 3쿼터에 3점슛 한 개를 포함해 11점을 몰아 넣으며 66-57로 여전히 앞서 나갔다.

하지만 4쿼터 KCC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에밋의 득점력이 살아났고, 전태풍이 알토란같은 3점슛을 성공시켰다. KGC는 크게 앞서 나가자 4쿼터 중반부터 속공 대신 지공을 사용했는데 그게 독이 됐다. 결국 KGC는 종료 47초를 남기고 김태술에 3점슛을 맞아 75-75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에서 결정났다. 이정현이 팽팽한 흐름을 깼다. 이정현은 84-84로 맞선 종료 1분29초를 남기고 3점슛을 꽂았다. 이어 58.9초를 남기고 오세근이 골밑슛까지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앞선 2경기에서 평균 8.5점에 그쳤던 이정현은 이날 3점슛 6개를 포함해 25점을 쓸어 담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리틀도 22점으로 그 뒤를 든든히 받쳤다. 다만 KGC는 경기 막판 오세근이 발목 부상을 당해 남은 경기 출장이 불투명해져 웃지 못했다.

승장 김승기 감독은 “시작부터 에밋 수비가 잘 됐다. 공격에서도 슛이 잘 들어갔다”면서도 “마지막에 오세근이 다쳐서 심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패장 추승균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다운된 것 같다”며 “오늘 안 된 부분과 수비를 더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양 팀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은 13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안양=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