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의 ‘보이콧’으로 파행됐던 공천심사위원회가 하루 만에 정상화됐다. ‘확전은 서로에게 손해’라며 갈등을 서둘러 봉합한 것이다. 하지만 비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극심한 불신은 현재 진행형이어서 충돌 재발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11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등과 함께 가진 브리핑에서 “더 많은 소통으로 공관위 구성원 모두가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전 구성원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공관위 운영과 관련해 갈등으로 비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 위원장이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구 경선 발표를 보류하자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은 공관위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장이 이날 3차 공천 결과 발표를 강행, 양측의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황 총장은 “이 위원장이 사조직이 아닌 공관위 업무를 독선적으로 한다면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했고, 이 위원장은 “(내가) 독단적으로 하고 민주적으로 안 한다는데 다른 공천위원들한테 물어보라”고 받아치는 등 설전이 오갔다.
그러나 이날 오후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이 회의에 복귀하고, 이 위원장이 내분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공관위 운영은 일단 정상 궤도에 올랐다. 공관위는 곧바로 심사를 재개, 이르면 12일 20여개 지역의 공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관위 내분의 발단이 됐던 김 대표 지역구의 경선 실시는 이르면 12일, 늦어도 13일에는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살생부, 막말 발언 파문 등으로 사생결단(死生決斷)식으로 싸우던 양측이 어정쩡하게나마 갈등을 봉합한 것은 경선이 임박한 데다 ‘이대로라면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도 못 얻을 것이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공천 뇌관인 대구·경북 등 영남권 공천 결과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계파 갈등은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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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1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