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정답을 맞춰보면 맞혔는지 알 수 있죠

입력 2016-03-11 20:28

“잠자리의 애벌레를 뭐라고 할까요. ①학배기 ②나래미 ③도래기. 자, 정답을 맞춰보세요.”

근래 많이 고쳐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다수의 사람들이 잘못 쓰는 말이 있지요. ‘맞히다’와 ‘맞추다’가 그것입니다. 위 문제에서 ①번을 고른 사람이 정답을 ‘맞힌(맞히다)’ 것입니다. 문제에 대한 정확한 답을 고른 것이지요. ‘맞히다’는 ‘적중하다’의 뜻으로 ‘정답을 골라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따라서 ‘자, 정답을 맞혀보세요’라고 해야 합니다.

정답을 ‘맞출(맞추다)’ 수도 있습니다. 시험을 치른 뒤 정답표와 본인이 정답으로 고른 것을 대조해보는 것을 말합니다. ‘답지를 놓고 그 답지와 비교하며 채점하다’라는 의미입니다. ‘맞추다’는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을 같이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라는 뜻을 가진 말이지요.

물론 ‘맞히다’는 ‘맞다’의 사동사로서 ‘바람을 맞히다’ ‘주사를 맞히다’ ‘화살을 맞히다’ 등의 뜻도 있지요. 또 ‘맞추다’는 동사로서 ‘줄을 맞추다’ ‘양복을 맞추다’ ‘입을 맞추다(귀엽다면서 볼에 입을 맞추다, 범인들이 알리바이를 위해 입을 맞추다)’ ‘퍼즐을 맞추다’ ‘떡집에 떡을 맞추다’ 등처럼 쓰입니다.

“아기에게 때 맞춰서 예방주사를 맞히세요.” 둘의 쓰임을 알 수 있는 표현입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