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CEO 하사비스 “인공지공은 조수…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려야”

입력 2016-03-11 21:07 수정 2016-03-12 00:27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데미스 하사비스가 11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바이오 및 뇌공학과 석학 초청 강연'에 참석해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공지능(AI)은 실험실의 조수처럼 활용하고,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려야 한다.”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는 11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바이오 및 뇌공학과 석학 초청 강연’에서 인공지능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조력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사비스는 “모든 강력한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은 윤리적으로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며 “인간 수준의 AI는 수십년 후의 일이지만 지금 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한 ‘디스토피아(어두운 미래)’를 우려하는 질문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고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도 “지나치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사비스는 인공지능을 실제 세계에 적용하면 유전학부터 기후, 질병, 에너지, 거시경제,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은 기계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것으로 범용 목적을 가진 학습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세계 체스챔피언 카스파로프를 이긴 ‘딥블루’를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으로 꼽고 인공지능이 다양한 학습방법으로 능력을 향상해 온 과정을 설명했다. 인공지능의 능력을 크게 높인 학습방법으로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제시했다.

하사비스는 “바둑은 인류가 고안한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직관과 계산이 필요하고 이를 마스터하는 데는 패턴 인식과 계획 능력도 결합해야 한다”며 “바둑은 인공지능에 훌륭한 도전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파고가 바둑을 학습하는 데는 다음 수를 예측해 이기는 것만을 고려하도록 탐색 폭을 줄이는 ‘정책망(policy network)’과 돌을 놓았을 때 승자를 예측하는 ‘가치망(value network)’이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하사비스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전문 바둑기사들이 알파고의 수를 처음에는 실수라고 지적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럴 수도 있겠다고 변했는데 실수가 맞느냐”는 질문에 알파고와 대결한 유럽 바둑 챔피언 판 후이 2단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판 후이에게 질문하니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하더니 10분이 지나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다시 10분 뒤에는 대단한 수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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