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연대(핵그련)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윤리위원회가 11일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탈핵연합예배를 드렸다.
이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5주기,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30주기를 맞아 원전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교회가 탈핵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부산 NCC 총무 김경태 목사는 누가복음 23장 27∼29절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자신을 위해 우는 여인들에게 ‘너와 네 자녀를 위해 울라’고 하셨던 예수님이 현재 큰 재앙을 안고 사는 우리에게 비통해하며 울라고 하신다”며 “한국정부가 핵 발전소 25개도 모자라 10개를 더 짓겠다면서 자꾸 ‘안전하다’고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후쿠시마 지역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에 따르면 지금도 아이들이 이유 없이 쓰러지고 피를 토하고 구토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며 “후쿠시마의 눈물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핵은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하신 선악과와 같다”며 “5년 전 후쿠시마 사건도, 1년 반 전 세월호 사건도, 위안부 문제도 자꾸 잊어버리라고 하는 것은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말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순서에선 한국원폭2세환우회의 한정순 명예회장과 월성원전이주대책위원회 황분희 여사가 나서서 핵으로 망가진 자신들의 삶에 대해 증언했다. 참석자들은 예배가 끝난 뒤 한반도 지도 위에 탈핵 희망 메시지를 담은 작은 깃발을 꽂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핵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30년째 계속되고 있는 체르노빌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5년 전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무너졌던 후쿠시마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치유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2016년 탈핵주일 공동기도문’도 발표했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핵그련·NCCK 탈핵연합예배 “핵은 선악과”
입력 2016-03-13 18:58 수정 2016-03-13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