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일 ‘핵 위협’ 강조… 위기감 반증?

입력 2016-03-11 21:09
북한 전략군이 지난 10일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왼쪽 사진).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오른쪽)가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이 연일 ‘핵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 대한 위기감의 표출이자 대내 결속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날 실시된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비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후 “핵탄 적용수단들의 다종화를 힘 있게 내밀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 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김 제1비서가 “핵탄두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과 핵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을 계속해 나갈 것”을 과제로 줬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훈련이 “해외 침략무력이 투입되는 적 지역 항구들을 타격하는 가상의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전략군 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지도 사진도 공개했다.

김 제1비서가 핵탄두 소형화를 공개하고 이어 핵타격 적용수단을 다양화하라고 지시한 것은 실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해 한·미 군사훈련을 위축시키고 대북한 제재 압박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다. 한·미의 재래식 전력 훈련이 강화될수록 ‘절대무기’인 핵무기 위력을 점점 더 발전시켜 압도하겠다는 위협이다. 핵실험 지속을 언급한 것은 5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으름장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 의도를 밝힌 것도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위기감의 표출로 보인다. 이 훈련은 유사시 한반도에 미군이 증원되는 훈련으로 증원 전력이 들어오는 항구들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북한은 ‘핵탄두’ 장착 단거리 미사일로 이들 항구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대내적 필요도 반영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으로 불안한 주민들을 다독여야 할 상황이다. 핵개발이 거의 완성단계에 있음을 강조해 앞으로는 경제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희망을 줄 필요도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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