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드 칼러미 ‘이것이 기독교인의 묵상이다’ 번역·출간…청교도적 묵상교리와 방법·특징 정리

입력 2016-03-13 18:50

영국 청교도 목회자이자 신학자였던 에드먼드 칼러미(사진·1600∼1666)의 ‘이것이 기독교인의 묵상이다’(페텔)가 최근 번역, 출간됐다. 원제는 ‘신적 묵상의 기술(the art of the divine meditation)’로 청교도적 묵상교리와 방법, 특징 등을 정리했다.

칼러미는 제임스 1세에서 찰스 2세 시절 런던의 알더만버리에서 목회한 장로교 목사였다. 그는 리처드 백스터와 함께 로마서 8장의 ‘우주적 구속론’을 주장했다. 마르틴 루터는 사역자를 만드는 4가지 요소로 독서와 기도, 시험(temptation), 묵상을 꼽았다. 칼러미가 말하는 묵상은 지금의 ‘큐티(QT·Quiet Time)’와는 사뭇 다르다. 성경과 피조세계에 대한 깊은 사색과 실천적 측면을 담고 있다.

칼러미에 따르면 거룩한 묵상에는 두 종류가 있다. ‘짧은 경우적 묵상’과 ‘엄숙하고 신중한 묵상’이다. 경우적 묵상이란 사람이 보고 듣고 맛볼 때 행하는 것이다. 성경과 피조세계를 묵상함으로 탁월한 지침을 배울 수 있다. 피조물은 하나님의 권능과 선하심, 사랑과 지혜를 읽을 수 있는 거룩한 책(롬 1:20)이다. 개미에게서 묵상을 배우며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묵상할 수 있다. 묵상은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도 즉흥적으로 가능하다. 칼러미는 “하나님의 피조물을 영적으로 주의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나타내는 가장 큰 모욕”이라고 말한다.

엄숙한 묵상은 시간을 정해놓고 개인 골방이나 산책에서 묵상하는 것을 말한다. 엄숙한 묵상은 청결한 짐승의 새김질과 같다(레 11). 묵상하는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에 관해 들을 뿐 아니라 씹고 곰곰이 생각한다. 칼러미는 “한 편의 설교를 잘 소화시켜 묵상하는 것이 묵상 없는 설교 20편을 듣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

칼러미는 묵상을 거룩한 생각에 깊이 잠기는 것으로 정의한다. 시편에 등장하는 ‘작은 소리로 읊조린다’는 표현과 비슷하다. 창세기 24장 63절의 이삭 묵상에서 모티브를 삼았다.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