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승준] 석탄발전 어떻게 줄일까

입력 2016-03-11 17:5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신년 연설에서 지난 7년간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로 어느 국가보다도 많은 온실가스를 줄였다고 밝혔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소의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2% 감축 목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모든 주정부는 올해 9월까지 발전소별 감축목표와 이행계획을 환경청에 제출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를 2025년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다만 탄소포집 및 저장기술이 적용되는 발전소는 제외된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의 약 40%가 발전부문에서 배출되며, 이 중 약 80%를 석탄발전소가 차지하고 있다. 작년에 시작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 525개 업체의 배출량은 총 16억t이며, 이 중 5개 발전사와 37개 에너지업체의 할당량은 약 7억4000만t으로 전체 배출권 총수량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발전·에너지업계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8억t인 점을 감안할 경우 발전사는 500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배출권거래제 할당 업체는 2015년 온실가스 배출명세서를 작성하여 3월까지 제출하여야 하며, 정부는 이를 검증하여 5월까지 업체별 배출량을 인증하게 된다. 만일 할당량을 초과하게 되면 6월까지 배출권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시장거래 가격의 3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발전사는 2012년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로 인해 지난 2년간 75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고, 또한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서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전사들은 우드펠릿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량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우드펠릿은 동남아 등에서 수입하는 에너지로서 2010년 2만1000t이던 수입량이 2013년에는 48만4000t(927억원), 2014년에는 185만t(3300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 우드펠릿은 석탄에 비해 열량이 낮아 석탄과 혼소할 경우 많은 양을 써야 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드펠릿과 유사한 신재생에너지로는 폐자원을 활용해 만든 폐기물고형연료(solid refuse fuel·SRF)가 있다. 이는 가정에서 나오는 라면 봉지 등으로 만든 펠릿형 성형연료인데 기존 연소설비를 바꾸지 않고도 석탄과 바로 혼소가 가능하다. 일본과 국내의 연구에 의하면 석탄에 비해 온실가스가 30% 이상 적게 배출된다. 석탄이나 우드펠릿에 비해 열량은 높은 반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운영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연소 후에 남는 재(ash)가 석탄에 비해 2분의 1에서 4분의 1에 불과해 석탄발전소의 고질적 문제인 석탄재 처리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29년 전원구성비(피크기여도 기준)는 석탄이 3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석탄발전사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 온실가스 포집 및 저장기술이나 석탄가스화 복합발전 등에 대한 기술개발이 필요한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단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가격이 저렴하며 소각 후에 남는 재가 훨씬 적은 폐기물고형연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윤승준(서울대 겸임교수·국제농업기술대학원)